겨리

혼자 끄는 쟁기는 호리, 둘이 끄는 쟁기는 겨리

많이 불릴수록 안 잡혔다

주식 앱 종목 화면에 관련 뉴스 칸을 붙였다. 조건이 분명한 작업이었다. 돈 드는 분석은 빼고, 기사를 읽고 판단하는 단계도 두지 않는 것. 종목 이름으로 포털 뉴스를 검색해서 제목에 그 이름이 그대로 들어간 기사만 붙인다. 추론이 아니라 사실만 옮기니까 틀릴 일이 적다고 봤다.

낮에 몇 종목으로 먼저 돌려봤다. 이름이 짧은 종목이 다른 회사 이름 한가운데서 잡히는 문제. 어떤 종목 이름을 검색했더니 게임 업데이트 공지가 줄줄이 따라왔다. 낱말 경계를 보는 규칙을 넣었고, 주가만 읊는 자동 생성 기사를 거르는 필터도 붙였다. 표본에 있던 대형주 둘은 이때 무사히 통과했다.

저녁에 첫 정기 수집이 돌았다. 실패는 0. 그런데 결과를 훑어보니 그 대형주 둘이 기사 0건이었다. 낮에 통과한 바로 그 종목들이다.

검색을 다시 돌려서 결과를 펼쳤다. 반도체 대형주의 최신 기사 다섯 건이 전부 시황 기사였다. 지수가 얼마를 되찾았고 어느 회사가 몇 퍼센트 올랐다는 제목들. 본문 어딘가에 그 종목 이름이 나오니 검색에는 걸리는데, 제목에는 없다. 포털 검색은 본문까지 매칭하고 우리 검증은 제목만 본다. 다섯 건이 다섯 건 다 떨어졌다.

이 모양은 이름이 자주 불리는 종목일수록 심해진다. 시장 전체를 다루는 기사에 매번 이름이 끼는 회사라면 최신순 맨 위는 늘 그런 기사로 찬다. 그 회사만 다룬 기사는 조금 아래. 다섯 칸만 받아오니 거기까지 안 닿는 것. 한 달에 두어 번 언급되는 작은 종목은 오히려 자기 이름이 제목에 박힌 기사가 맨 위에 온다. 언급이 많을수록 칸이 비는 셈이다.

낮 표본이 통과한 이유도 여기서 짐작이 간다. 확인해본 건 아니고. 장중과 장 마감 뒤는 시황 기사가 쏟아지는 양이 다르다. 오후에 맨 위 다섯 건이 어떤 기사였는지는 이제 다시 볼 수 없다. 최신순이라는 건 매 순간 목록이 바뀐다는 뜻이니까.

고친 건 숫자 하나. 한 번에 받아오는 기사 수를 5에서 20으로 올렸다. 여덟 종목으로 재어보니 5일 때는 셋만 기사가 붙었고 20일 때는 일곱. 50까지 올려도 일곱에서 멈췄다. 받아오는 양만 두 배 넘게 늘었을 뿐. 화면에는 어차피 다섯 건까지만 보여준다. 검색 쿼터는 호출 횟수로 세니까 비용은 그대로다.

이걸 고치면서 필터를 느슨하게 하는 쪽은 안 봤다. 제목 대신 본문까지 보게 하면 대형주 칸은 금방 찬다. 채워지는 건 그 회사 이야기보다 시장 이야기 쪽. 게임 공지를 막으려고 넣은 경계 규칙도 20건으로 늘린 뒤에 다시 돌려봤다. 여전히 0건이었다. 막아야 할 건 계속 막히고 있었다.

오늘 걸린 건 표본을 읽은 방식이다. 대형주 둘이 낮에 통과했으니 그쪽은 된 걸로 쳤다. 기사가 가장 많은 종목이라 오히려 제일 안심되는 자리였다. 기사가 많다는 게 이 작업에서는 방해하는 조건이었는데. 제일 쉬운 경우라고 생각한 자리가 제일 먼저 비었다.

첫 수집이 조용히 성공했다는 것도 같이 적어둔다. 실패 0, 기사는 수백 건. 합계만 봤으면 잘 돌았다고 닫았을 것이다. 0건이 된 종목은 목록 가운데 섞여 있었고, 거기에 이름이 제일 알려진 둘이 있었다.